[에세이] 나약함을 극복하는 두 가지 해법
니체는 상처를 외면하는 것으론 상처가 치료되는 일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하나는 상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거다. 다른 하나는 우상을 제대로 파악하라는 거다. 우상은 개인의 잘못된 믿음을 의미한다. 정리하면 나를 상처 주는 대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받아들여 성장의 발판으로 삼으라는 거다. 상처의 극복은 곧 성장의 기회다.
각종 힐링 콘텐츠와 정반대 성향의 해법이다. 냉정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문제를 받아들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으라는 거니까. 정신력이 약한 사람은 시도조차 어려운 접근 방식이다. 난 당장 충격이 있어도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이런 방식의 직접적인 공략을 선호한다. 매도 먼저 맞는 게 좋다. 건강 검진을 미룬다고 이미 생긴 병이 사라지진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나약해지기 쉽다. 현실을 핑계로 자꾸 도망가는 선택지를 고르게 된다. 적당히 타협하는 걸 융통성이라 포장하고 최선을 다하지 않는 걸 요령이라 한다. 용기도 근성도 없는 자신이 부끄러워 마음이 편한 길만 찾는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런 건 해법이 아니고 문제를 피하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걸. 나를 나약하게 만드는 건 나이가 아니라 내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