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일을 다양하게 하지 마라
프랜차이즈 부대찌개를 먹을 때마다 감탄한다. 만 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에 어떻게 이렇게 푸짐한 양과 맛있는 맛을 즐길 수 있는지. 진짜 자본주의 시스템의 승리다. 내가 만약 요리를 배워서 직접 만들어 먹었다면 훨씬 큰 비용을 쓰고도 형편없는 요리를 맛봤을 거다. 나는 내 일에만 집중해도 잘 살 수 있는 현대 문명을 사랑한다.
생산성 향상의 기본은 분업이다. 여러 일을 잘할 수 있어도 오직 하나에만 집중하는 게 분업의 기본이다. 이 구조로 생산성을 높이면 탁월한 아웃풋을 낼 수 있다. 내가 직접 요리를 배워서 만들 시간에 글 한 편 더 쓰는 게 모든 면에서 더 가치 있다. 요리사는 요리에 집중하고 글쟁이는 글에 집중하는 게 현명한 분업 구조다.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해도 일을 다양하게 해선 안 된다. 명함은 한 장이면 충분하다. 멀티플레이어가 될 필요 없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그런 걸 좋아하지 않는다. 자기가 가장 잘하는 일에 몰입해 전문성을 쌓아 수익을 낸 후 그걸 통해 레버리지를 키워야 한다. 강점 하나에만 집중해도 성공할 수 있는 게 현대 문명의 진정한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