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비싸게 파는 걸 두려워하지 마라
항상 비싸게 파는 편이다. 돈 욕심이 넘쳐서 그렇다기보단 오히려 가격을 제외한 다른 곳에 더 집중하고 싶어서 고가 전략을 채택했다. 가격에 그리 민감하지 않은 고객군을 핵심 타깃으로 삼는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가격대에서 상품을 팔면 박리다매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온갖 종류의 진상을 다 경험하게 된다. 처음부터 비싸게 팔고 할인도 안 하는 노세일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물론 고가 전략은 그 나름대로 큰 고충이 많다. 비싼 가격을 내는 고객군 수준을 생각하면 그 눈높이 맞추기 쉽지 않다. 그래도 이건 상품성 개선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비용을 넉넉하게 받으면 오직 품질 개선에만 집중하는 사내 문화도 자연스럽게 생긴다. 이런 가격 전략의 가장 큰 단점은 소수만 우리 고객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건 적어도 내겐 단점보단 장점에 더 가깝다.
인구의 20%가량은 가격보단 다른 요소를 더 보고 구매를 결정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마케팅 책인지 자기계발 서적인지 모르겠지만, 그 문구를 보고 평생 그 20%를 상대로 사업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비싸게 팔길 두려워하면 그 20%를 고객으로 둘 수 없다. 내 고객은 내 가격이 결정한다. 원하는 고객을 고르고 싶다면 거기에 맞는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 가격이 그 모든 걸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