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년 넘게 내 글을 구독 중인 친구 하나는 여전히 내 글이 제일 재밌다고 한다. 이 친구가 그럴 수 있는 건 나와 사적으로 친하기 때문이다. 나를 잘 모르는 남이었다면 이렇게 오래 좋아할 수 없다. 서로 모르는 게 거의 없는 사이인데 내 얘기가 재밌을 게 뭐가 있나. 오랜 정이 쌓이고 인연이 깊으니 늘 관심이 가는 거다. 친할수록 궁금하고 끌리는 게 인지상정이다.

어떤 글이든 바로 반응을 보이는 페친들이 있다. 이분들에게 내 글 내용은 그리 중요치 않다. 아무 글이나 써도 좋아해 주는 분들이다. 나는 이게 호감의 본질이라 믿는다. 리더십 관련 책을 읽다 보면 정에 얽매이지 말고 능력 있는 이를 중용하라고 권하는 내용이 많다. 하지만 난 채용할 때 실력보단 호감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나를 좋아하지 않는 이와는 일하지 않는다.

부족한 실력은 팀워크로 채울 수 있지만, 리더를 따르는 높은 신뢰감은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가치다. 잘난 사람보단 나를 믿고 좋아해 주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어 선택한 게 창업이다. 이 인사 원칙을 지킬 수 없다면 사업하는 의미가 없다. 머니맨을 운영하고 글을 쓰는 목적도 이와 다르지 않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의 큰 방향성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만 남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