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고통스러워도 투자를 계속하는 이유
투자를 오래 할수록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게 된다. 난 이 과정이 상당히 고통스럽다. 하지만 끊을 수 없다. 너무 재밌다. 내가 모르던 나를 발견하는 게. 한 달 내내 수익을 내다가 마지막 날 장대 음봉을 맞아 그동안 먹은 거 다 토해낼 때면 정말 별생각이 다 든다. ‘어제 그냥 팔았어야 했나? 너무 욕심부렸나?’ 하지만 이내 반성하게 된다.
시간을 되돌려도 현재의 내 내공으론 어차피 그 타이밍에 매도할 수 없었음을. 그래서 계속 복기한다. 매수와 매도 시점에 평소 원칙대로 판단하고 행동했는지. 못했다면 왜 그런지. 이를 통해 성장한다. 연승하다가도 마지막 패배 한 번에 투자한 걸 다 잃을 수도 있는 게 투자 시장이다. 항상 리밸런싱을 통한 리스크 관리에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그동안 이곳에 정말 많은 시간을 쏟고 마음고생도 많이 했지만, 설령 돈을 크게 잃더라도 나는 후회하지 않을 거다. 친구가 테슬라 차를 사고 싶어 하면 그 돈으로 테슬라 주식을 사라고 한다. 그게 집이 될지 휴지가 될지 나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런 투자 과정을 통해 현재의 나와 미래의 세상을 연결하는 게 매우 즐겁다. 그래서 늘 투자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