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좀 듣기 싫은 말투여도 내게 필요한 지식이면 열심히 배웠다. 심지어 내 취향이 아닌 작가 책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끝까지 읽었다. 사람은 미워해도 지식은 미워할 수 없으니까. 요샌 좋은 정보도 표현 방식이 별로면 그냥 안 본다. 좋은 정보를 내 취향으로 잘 전달하는 채널도 많은데 굳이 기분 나빠지면서까지 배울 대단한 지식 같은 건 없다. 좋아하는 것만 보기도 바쁜 세상이다.

“제가 생각할 때 마흔 살에 성공했다는 것의 기준은 내가 얼굴 마주치고 싶지 않은 놈을 안 보면서 먹고살 수 있으면 그게 성공이에요.” 가수 신해철이 성공의 기준에 대해 마지막 강연에서 한 말이라는 데 극히 공감한다. 난 아직 불혹의 나이가 안 됐지만, 이미 지금도 보기 싫은 사람은 안 보고 산다. 누구 싫어하는 것도 싫다. 싫은 사람에게 내 시간과 관심을 조금도 쓰고 싶지 않다. 영원히 무시하고 싶다.

차별은 나쁜 게 아니다. 누구도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하지 않는다. 그건 그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내가 먼저 상대를 차별하지 않으면 괜한 오해가 생긴다. 마찬가지로 상대도 나를 적극적으로 차별해야 나도 누가 내 편인지 구분하기 편하다. 늘 좋아하는 사람만 더 보고 싫은 사람은 안 보는 삶을 살고 싶다. 고객을 다 만족시키지 말고 더 만족시키려고 노력하라는 건 단순히 장사 얘기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