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대다수 논쟁이 시간 낭비인 이유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인간의 확증 편향은 오랜 기간 이어져 온 본능이라 단순히 교육 좀 한다고 고칠 수 있는 게 아니다. 비즈니스에선 이런 심리를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한 것이지 고객이 왜 그런지 답답해할 일이 아니다. 본능을 거스르는 좋은 세일즈 스킬은 없다.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이 전 세계에 무려 10만 명 이상 있다. 그들은 본인들 주장에 맞는 방향의 자료만 수집하고 그걸 통해 확신을 강화한다. 어떤 과학적 증거와 논리로도 이들을 고칠 순 없다. 사실 굳이 어렵게 바꿀 필요도 없다.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다고 한들 그게 문제 될 게 있나.
만약 그들을 상대로 장사할 거라면 평평한 지구 모형의 장난감을 팔면 된다. 그런 게 아니라면 그냥 신경 쓰지 않는 게 좋다. 정치, 종교, 젠더 등 편향성이 극대화되는 영역은 다 이런 식이라 여기서 뭔가 논리적 논쟁을 하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행위에 가깝다. 이건 인간의 본능에 반하는 일이다.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이성은 진리를 찾는 수단이 아니라 타인과의 논쟁에서 주장하고 설득하고 조작하는 수단이라고 했다. 인간의 확증 편향은 노력으로 바꿀 대상이 아니다. 본능을 제어하는 건 자신의 의지로 하는 것이지 남이 해주는 게 아니다. 우리가 하는 대다수 논쟁이 시간 낭비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