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를 싫어한다. 내 글에 쓰는 것도 싫고 다른 사람 글에 찍힌 것도 싫다. 쉼표를 많이 쓴 글은 내용이 좋아도 웬만하면 피한다. 읽는 게 너무 피곤하다. 글을 어떻게 끊어 읽을진 내가 스스로 정하고 싶다. 작가가 그것까지 배려하는 건 과잉 친절이다. 내가 쉼표를 쓰는 건 안 쓰면 문장 해석이 어렵거나 문법적으로 꼭 써야 할 때뿐이다.

사실 단문을 쓰면 쉼표를 쓸 일이 별로 없다. 복문을 즐겨 쓰는 분들이 쉼표를 자주 쓰는 데 가독성이 나빠 읽는 게 피곤하다. 물론 이런 분들은 대체로 필력이 좋아서 장황하게 써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는 편이다. 그래도 굳이 고르자면 쉼표를 적게 쓴 글이 더 좋다. 이건 그저 내 취향일 뿐이니 쉼표 좋아하는 분들은 많이 써도 된다.

언제 쉼표를 어떤 식으로 쓸지 원칙을 정했다. 이렇게 정한 시기가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이 시기 이후로 쓴 글은 다 이 원칙을 적용한다. 심지어 하루에 한두 편씩 예전 글을 이 원칙에 맞게 수정 중이다. 이것도 강박이라면 강박인데 신경 쓰이는 부분은 결국 원하는 대로 해야 마음이 편하더라. 덕분에 오래전에 썼던 글을 퇴고할 수 있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