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오래 버티면 이기는 이유
버티기만 해도 이기는 상황이 있다. 몇 년 전 페이스북이 페이지 도달을 낮추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바꾼 적이 있다. 개인 계정을 피드에 더 자주 띄우기 위해 그랬다는데 특히 영상 쪽은 열심히 밀어주다가 완전히 반대로 바꿔서 관련 페이지 운영자들이 큰 곤욕을 치렀다.
결국, 상당수 페이지가 이 변화를 견디지 못하고 페북을 떠났다. 하지만 어느 시점이 지나니 페북도 좋은 방향이 아니었다고 판단했는지 페이지 도달을 다시 높였다. 덕분에 살아남은 페이지들은 그 수혜를 다 누리고 있다. 유저는 줄지 않았는데 양질의 공급은 확 줄었기 때문.
요새 자영업 시장이 최악의 불황이 계속되면서 수많은 업체가 폐업을 고민 중이다.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니 현금이 말랐다면 빠른 결단도 현명한 판단이다. 하지만 이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수많은 경쟁자가 계속 그만두는 상황이라면 어느 순간 공급이 아쉬워질 거다.
그때까지 살아남는다면 그 수요를 다 흡수할 수 있다. 최근 회사 지출을 엄격히 통제하기로 했다. 돈 쓰는 것 가지고 잔소리 안 하는 편인데 긴축재정 중이라 어쩔 수 없다. 지금 상황은 살아남기만 하면 크게 도약할 계기를 얻을 수 있어서 그렇다. 절전모드로 바꿔서 끝까지 버틸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