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잘 버는 것보다 잘 쓰는 게 더 중요한 이유
경제적 자유란 표현은 일종의 마케팅용 수사에 가깝다. 실제로 우리 심리상 존재하기 어려운 개념이기 때문. 인간은 무릇 늘 자기가 가진 것 이상의 목표를 원하기에 돈을 아무리 잘 벌고 자본이 많아도 돈에서 벗어날 수 없다. 빌 게이츠라고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세계 최고의 부자이니 개인이 쓸 돈이 부족할 리 없다. 하지만 빌 게이츠가 해결하려는 문제의 크기에 비하면 그가 현재 가진 자산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그는 세계의 빈곤과 질병 문제를 해결해야 하니 지금 수준의 돈으론 어림도 없다. 아마 죽을 때까지 계속 퍼부어도 해결할 수 없을 거다.
대체 얼마를 벌어야 경제적 자유를 누린다고 할 수 있을까? 내 주위엔 억대 연봉인 분들이 꽤 많지만, 돈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다 많은 대출 이자에 시달리고 많이 버는 분일수록 단위 자체가 다른 부채를 지고 있다. 모든 사람은 얼마를 벌든 그것보다 더 많은 돈을 원한다.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경제적 자유를 어떻게 이룰 수 있냐는 거다. 나를 비롯해 내 주위 누구도 이룬 적 없는 것이라 나도 방법은 모른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돈에서 자유로워지는 건 소비를 관리하는 것이지 소득을 늘리는 것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얼마를 벌든 그것보다 많이 쓰면 돈의 노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