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제때 하려고 노력한다. 나중에 읽으려고 스크랩했던 기사 중 실제 읽은 건 거의 없다. 오히려 그렇게 스크랩만 하고 넘어가니 읽지 않은 걸 읽었다고 착각하거나 그나마 읽어도 대충 읽더라. 이젠 읽을 수 있는 만큼만 바로 읽고 그렇게 안 되는 건 그냥 포기한다.

책은 살 때 가장 독서 욕구가 크다. 웬만하면 다 이북으로 사는데 바로 읽기 위해서다. 책을 택배로 받으면 배송이 오는 동안 읽고 싶은 마음이 증발한다. 처음부터 다 읽지 않고 궁금한 부분만 찾아서 읽고 나머진 대충 훑어본다. 끝까지 정독하는 데 집착하지 않는다.

신년이 되면 다이어리 쓰기에 도전했다. 그런데 한 달을 넘긴 적이 없다. 이젠 특별한 경험이 있을 때만 간략히 남긴다. 다이어리를 매일 못 쓰는 체질임을 깨달았다. 이렇게 뭔가를 제때 하는 습관이 생기려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실천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꿔야 한다.

의지를 자책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바로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나머진 포기하면 된다. 뭔가를 미룬다는 건 그게 그리 중요한 게 아니거나 내 역량 밖의 일이다. 자기 한계를 인정하고 당장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는 게 미루는 습관을 없애는 최고의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