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시절엔 늘 정해진 일정보다 훨씬 내 일을 빨리 마무리했다. 남는 시간엔 다른 사람을 도왔는데 이런 내 스타일을 불편해하는 이들도 있었다. 일하는 속도 차이가 너무 나니 위에 눈치가 보이고 비교당하는 기분이 드니까. 하지만 이런 은근한 견제도 그게 공격할만한 수준일 때 문제다. 아예 미친 듯이 일해 버리니 논외의 대상이 됐다.

나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사람조차 중요한 순간엔 다 나와 함께 일하고 싶어 했다. 성격 좋은 평범한 타자보다 다루기 어려워도 타격왕을 뽑고 싶은 게 감독의 마음이다. 같은 선수일 땐 경쟁하기 싫으니 꺼리겠지만, 본인이 감독 상황이 되면 바뀐다. 프리랜서는 용병이다. 어쭙잖은 처세로 일을 유지하기보단 업무 성과 자체로 압도하는 게 좋다.

꾸준한 영업력을 유지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탁월한 부지런함이다. 이런 전략은 워라밸을 따지는 요즘 트렌드와 어울리지 않지만, 그런 게 중요한 사람은 프리랜서를 하면 안 된다. 프리랜서는 전문성은 기본이고 고용주가 경탄할 만큼의 작업량과 속도가 필요하다. 이 정도 각오가 없다면 취직해야 한다. 프리랜서는 원래 이렇게 살아남는 직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