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좋은 돈 나쁜 돈 따지지 마라
쓸데없는 명분 타령이 싫다. 일테면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것. 투자는 좋은 것이고 투기면 불법이라도 되나. 막말로 도박도 상관없지. 법 어기는 게 아니면 나는 어떤 방식이든 돈 버는 건 다 좋게 본다. 사업과 장사도 마찬가지다. 어떤 유명한 분이 자기는 사업가를 하려는 것이지 장사꾼이 되려는 게 아니라는 식으로 쓴 글을 봤는데 평소 쿨하던 이미지가 좀 유치한 느낌으로 바뀌어 버렸다.
물건 파는데 사업가든 장사꾼이든 그게 무슨 차이가 있나. 둘 다 이윤을 남기는 근본은 같다. 프로는 그런 쓸데없는 명분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면 안 된다. 돈 버는 일은 불법 아니면 다 똑같은 거다. 더 고귀하고 의미 있는 것 따로 없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이런 관점에서 나온 말이다. 돈 버는 일은 다 동등하게 가치 있다는 의미에서. 우리는 돈 벌기 위해 일하는 프로다. 선비가 아니다.
트레이더는 수익률로 말하는 것이지 진정한 투자가 어쩌고 투기가 저쩌고 하는 그런 같잖은 논쟁에 낄 필요 없다. 성인용품 판다고 저급하게 돈 버는 것 아니고 미술품 판다고 고귀하게 돈 버는 것 아니다. 둘 중 누가 더 뛰어난 장사꾼인지 굳이 따지자면 더 잘 파는 쪽이 더 훌륭하다. 돈엔 꼬리표가 없다. 좋은 돈 나쁜 돈 따로 없다. 법 테두리 안에서 버는 거라면 돈 버는 일은 그게 뭐든 가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