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살아남고 싶다면 관종이 돼라
홍대 라이브 바에 갔다가 우연히 마음에 드는 재즈 뮤지션을 발견했다. 홍보해 주고 싶어 검색해 봤는데 정보가 하나도 없다. 현장에서 CD 팔던 걸 보니 정규 음원이 있을까 싶어 찾았더니 음원이 있긴 있다. 그런데 유튜브엔 또 없다. 그게 전부다. 내가 만약 그 재즈 뮤지션이라면 일단 거의 모든 플랫폼에 채널을 만들어 뒀을 거다.
공연은 라이브로 생중계하고 중요한 부분은 편집해 유튜브에 올릴 거다. 매주 재즈 관련 정보를 모아 팟캐스트 방송을 할 거다. 매일 음악 칼럼을 쓰고 시간 날 때마다 버스킹하고 그걸 또 홍보 자료로 만들어 배포하고 예쁜 MC를 고용해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만들 거다. 인스타는 그 미녀 파트너를 통해 홍보하고. 이건 기본이라고?
대다수 무명 뮤지션은 이 뻔한 기본조차 제대로 실천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원래 도도하다. 밥상을 차려 입에 떠서 넣어줘도 안 내키면 맛도 안 본다. 공짜여도 그렇다. 대중에게 관심받기가 그렇게 어렵다. 콘텐츠 산업에서 살아남고 싶다면 관종이 돼야 한다. 팬에게 자기를 노출하는 걸 게을리하는 크리에이터는 프로가 될 자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