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통찰은 깊은 사색에서 생긴다
글을 쓸 때 쉼표와 괄호를 거의 쓰지 않는다. 꼭 필요할 때만 쓴다. 가독성을 해친다고 생각하기 때문. 항상 간결하게 할 말만 정확히 하려다 보니 생긴 습관이다. 최대한 쉬운 표현을 쓰려고 노력하지만, 쓰고 싶은 단어가 있다면 그냥 쓴다. 대신 문맥을 통해 파악할 수 있게 적절한 설명을 넣는 편이다.
단문으로 끊어 쓰려고 노력하지만, 문장의 리듬이 이어진다면 복문으로 써도 개의치 않는다. 물론 글쓰기를 처음 배울 땐 가능한 단문으로 쓰는 습관을 익히는 게 좋다. 문단 간 길이를 비슷하게 맞추려고 노력한다. 모든 문단이 같은 분량일 필요는 없지만, 문단 간 균형과 호흡을 위해 길이에 신경 쓴다.
단어 반복을 싫어해 어떻게든 다르게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만약 같은 단어를 연이어 써야 한다면 음운에 신경 쓴다. 논지를 강화하기 위한 표현상 반복은 허용하지만, 내용상 중복은 반드시 퇴고한다. 하지만 이런 건 글쓰기에서 기초 테크닉에 불과하다. 알아두면 좋은 것이지 글쓰기의 핵심은 아니다.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저자의 생각 그 자체다. 생각이 매력 있으면 필력이 안 좋아도 좋은 글이 될 수 있지만, 생각이 엉망이면 문장력이 훌륭해도 읽을 가치가 없다.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건 글쓰기 연습이 아니라 사색이다. 자신만의 통찰이 생길 때까지 끊임없이 정진하는 게 좋은 글쓰기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