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듣는 걸 좋아한다. 음악을 스트리밍 서비스에만 의존하면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이 골라주는 음악만 듣게 된다. 좀 평소 내 취향이 아닌 생소한 스타일을 들어 보고 싶은데 그런 걸 직접 고르기엔 그럴만한 시간과 안목이 없다. 그런 면에서 라디오의 음악 큐레이션 기능을 활용하는 편이다.

같은 이유로 TV도 자주 켜놓는 편이다. 내 취향이 반영되지 않은 최신 콘텐츠가 어떤 게 있나 싶어서. 유튜브는 최대한 내가 즐겨 볼 만한 영상만 계속 추천해줘서 너무 편하고 좋으면서도 콘텐츠 편식을 피할 수 없다. 그걸 보완하는 방식으로 이런 올드 미디어를 쓰곤 한다.

우연히 매우 끌리는 콘텐츠를 발견하면 그날은 운수 좋은 날이다. 그게 음악이면 몇 시간이 즐겁고 영화면 하루가 즐겁고 드라마면 며칠이 즐겁다. 나를 설레게 하는 걸 찾는 것 자체가 이렇게 쉽지 않다. 어느 순간부터 설렘을 느끼는 역치가 크게 올라서 빠져드는 콘텐츠가 별로 없다.

좋아하는 것에 집요하게 몰입하면서도 항상 다른 가능성을 열어 둔다. 혹시 내가 모르는 좋은 게 있을까 봐. 나이 들수록 원래 알던 것보다 더 훌륭한 걸 찾아내는 게 어렵다. 어떤 분야든 유명하고 좋은 건 이미 내 경험의 일부가 됐으니까. 그래도 늘 새로운 걸 찾는 이 태도만큼은 평생 유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