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누가 힘들다고 해도 딱히 특별한 위로 같은 거 안 한다. 조언도 안 하고 그냥 들어준다. 해결책도 본인이 강하게 원하지 않으면 먼저 안 알려준다. 돈 받고 컨설팅하는 것도 아니고 문제 해결은 자기가 알아서 하는 거니까. 대신 고민 자체는 끝까지 들어주고 술값은 얼마가 나오든 다 내가 낸다.

딱 이 정도 태도만 견지해도 상대는 항상 내가 고민을 가장 잘 들어주고 심지어 해결까지 해준 사람으로 기억한다. 사실 가만히 앉아 조용히 들어주고 술 사준 게 전부인데. 아마 취해서 내가 뭔가 좋은 얘길 해준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아니면 본인 기분 좋아진 걸 문제가 풀린 것으로 생각하거나.

원래 모든 문제의 해답은 다 자기 안에 있다. 다른 사람은 정보도 부족하고 맥락을 모르니 조언이라고 해봐야 실천할 수 없는 걸 추천하기 일쑤다. 그럴 바엔 정서적 안정만 적당히 줘도 충분하다. 그게 그 어떤 조언보다도 나은 편이다. 평상심만 되찾으면 자기 역량에 맞는 해법은 스스로 찾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