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새로운 사람을 5명 만나면 그중 한 명 정도만 1년 후에도 연락하는 사이가 된다. 그마저도 친구 개념에 들어가려면 그런 사람이 2~3명은 있어야 한다. 의미 있는 친구 한 명을 사귀려면 무려 10~15명 정도를 만나봐야 하는 셈이다. 이것에 빨리 익숙해져야 한다. 좋은 인연을 많이 만들려면 헤어지고 흘려보내는 걸 덤덤히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내 경우 인간관계 만족도가 높아진 건 이런 걸 인정한 시점부터였다. 인간관계는 노력으로 좋아지는 게 아니라 큰 수의 법칙이 더 중요하고 항상 힘을 빼는 완급 조절이 필수다. 상대에게 기대하는 게 커질수록 실망도 커지고 그러면 늘 무리하게 된다. 그냥 별거 아닌 것도 크게 느껴진다면 스스로 그런 완급 조절을 잘하고 있는지 고민해 볼 시점이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떠나갈 사람은 떠나간다. 처음엔 이걸 받아들이기 참 힘들었으나 어느 순간부터 인정한 후론 모든 결정이 깔끔해졌다. 안 되는 걸 무리해서 잡으려는 그 미련을 버려야 한다. 억지로 유지하는 관계보단 무심한 듯 내버려 둬도 자연스러운 관계가 더 오래간다. 서로 편안한 인연으로 남으려면 기대는 줄이고 힘을 빼는 게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