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은 예의이지 호감이 아니다. 상대가 자주 웃고 잘 대해준다는 이유만으로 본인을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친절은 그냥 기본 매너일 뿐인데도 이런 망상을 한다. 특히 상대방 외모가 뛰어날수록 이 증상은 더 심해진다. 이래서 자기 객관화가 중요하다. 평소 냉정하게 본인이 이성에게 매력 있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회사 밖에 나가면 누구도 말 걸어주는 이 없는 중년 남성들이 회사 내에선 왜 그렇게 여성 직원들이 자기를 좋아한다고 우기는지 모르겠다. 정말 쓸데없는 상상이다. 상상력은 그런 곳에 쓰라고 있는 게 아니다. 이성이 명백하게 호감을 표시하기 전엔 그 어떤 예단도 해선 안 된다. 그런 착각이 서로 불편한 사이를 만드는 원흉이 된다.

가장 좋은 건 이성 간엔 웬만하면 서로 무덤덤하게 대하는 것이다. 과잉 친절이 나쁜 이유는 이것이 커뮤니케이션에 방해되기 때문이다. 사무적인 말투를 딱딱하다고 싫어하는 사람이 많은데 건조하게 말하는 건 정보 전달에 효과적이다.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고 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과잉 친절은 좋은 게 좋은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