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당하는 고백은 시도 자체가 잘못됐다. 원래 연애에서 고백해 승낙받는 건 사실상 사귀는 사이에 하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 진짜로 상대에게 사귀자고 동의를 구하는 게 아니라 100% 동의할 걸 알고 확인하는 절차에 가깝다. 순수하다 못해 순진한 친구들은 이걸 모르고 가장 용기 내지 말아야 할 타이밍에 용기를 낸다.

하지만 데이트 신청은 다르다. 데이트 신청은 애초에 불확실성에 베팅하는 게임이다. 거절당해도 문제 될 게 없고 어떤 의미에선 많이 거절당할수록 좋다. 사귀자는 말은 이미 답을 내놓고 하는 질문이라면 데이트 신청은 결과를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야 하는 거다. 이걸 반대로 하면 고백할 기회는 적고 해도 잘 안 되기 마련이다.

도전해도 잃을 게 없는 기회면 많이 시도할수록 좋고 놓치면 치명타인 기회는 확실할 때까지 공을 들여야 한다. 이 차이를 모르고 반대로 하면 좋은 기회가 늘 적고 중요한 기회를 너무 쉽게 놓친다. 흔한 기회면 빠르게 베팅하고 무조건 잡아야 하는 기회면 공을 들여야 한다. 이건 센스의 영역이라 노력으로 극복이 어려운 게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