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이 없어서 못 하는 것과 의지가 없어서 안 하는 건 사실 같은 거다. 후자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거라고 착각하지만, 보통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건 계속 안 한다. 못 하는 것과 안 하는 건 분명 다른 것이지만, 결과적으론 비슷하게 흘러간다.

어떤 의미에선 할 순 있는데 안 하는 게 더 못하는 것에 가깝다. 단순히 능력이 안 되는 건 배우든 남의 도움을 받든 그렇게 단계적으로 차분히 해결해 나가면 되는데 의욕이 없어서 하기 싫은 건 대책이 없다.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게 더 구제 불능이다.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너무 쉽게 남발한다. 그 마음을 먹는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고. 평생 그게 안 생겨 그냥저냥 보내다 간 인생이 태반이다. 내 의지로 반드시 해내겠다는 강한 믿음만큼 갖기 어려운 것도 없다. 이건 신념이니까.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게 아니다. 원한다고 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려고 하는 그 의지를 품는 것 자체가 능력이다. 우리 애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서 못하는 게 아니라 그냥 공부할 능력이 없는 거다. 의욕과 의지도 능력이다. 이걸 착각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