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 대한 내 결론은 노력해도 소용없다는 거다. 아무리 노력해도 상대가 애초에 내게 호감을 느낄 기질이 없으면 끝까지 관심받을 수 없다. 말 그대로 불가항력이다. 이걸 깨달은 후론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나 시간 낭비가 거의 사라졌지만, 그만큼 삶의 재미도 잃었다. 체념이란 정서는 해방감을 주면서도 허무함을 느끼게 한다.

가끔 신이 내 운명을 정해 놓은 건 아니지만, 내가 어떤 사람하고 친해질 수 있는진 미리 다 정해놓은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노력으로 안 되는 분야도 없을 거다. 물론 딱히 원망하진 않는다. 어차피 나도 내가 관심 가는 사람만 관심 가지니까. 서로 그 방향이 맞으면 좋겠지만, 나만의 일방적인 관심일지라도 그리 실망하진 않는다.

짝사랑 고백을 시간 끄는 사람을 보면 바로 말하라고 한다. 어차피 될 운명이면 지금 하든 나중에 하든 결과는 피차일반이라고. 결과는 이미 나와 있는데 네가 확인만 늦게 하는 거라고. 모든 게 다 정해져 있으니 막 나가란 말은 아니다. 너무 애쓰거나 마음 쓰지 말라는 의미다. 자기 운명은 스스로 만드는 거지만, 남 마음은 내가 바꿀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