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데이트 신청에 실패하는 친구에게 강하게 핀잔을 주니 친구가 말했다. 나는 거절당하는 고통 같은 건 죽어도 모를 거라고. 생각해 보니 나는 단 한 번도 데이트 신청을 거절당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건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애초에 나를 거절할 만한 여자한텐 애초에 묻질 않아서 그런 것뿐이다.

협상 결과가 좋을 때마다 동료들이 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내 말재주면 어차피 설득 못 할 상대가 없다고. 하지만 협상이란 단순히 말로만 하는 게 아니다. 말을 잘하면 유리한 건 맞지만, 협상의 본질은 이해관계에 있을 뿐 나머진 부차적이다. 내가 협상을 잘 푸는 건 처음부터 될 만한 협상만 골라서 하기 때문이다.

연애, 협상, 영업 모두 마찬가지다. 고기 싫어하는 사람한테 고기 팔면 무슨 방법을 써도 망하는 것처럼 설득은 스킬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대상을 잘 고르는 게 중요하다. 내게 호감을 느끼는 상대를 공략하는 안목이 필수다. 될 만한 걸 되게 하는 건 노력으로 가능하지만, 안 되는 걸 되게 하는 건 신의 영역이다.

될 놈은 되고 안 될 놈은 안 된다. 운을 말하는 게 아니다. 습성을 뜻한다. 될 놈은 될 만한 걸 고르는 감각이 탁월하지만, 안 될 놈은 꼭 안 될 것 같은 일에 흥미를 보인다. 잘 될 것 같은 것만 골라서 도전해도 만만치 않다. 안 되는 걸 되게 하려고 힘 빼지 말자. 될 때까지 할 게 아니라 처음부터 될 만한 걸 고르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