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안 좋은 날엔 운동을 더 열심히 한다. 비 맞는 걸 좋아해 그런 건 아니고 오히려 그 반대다. 악조건을 뚫고 꾸준히 뭔가를 하면 점점 더 그걸 포기할 수 없게 된다. 억수같이 오는 비를 맞으며 달리기를 해본 사람은 평소에도 운동을 쉽게 거르지 않는다.

운동하기 귀찮아 안 하고 싶은 순간이 오면 ‘아니 내가 비 맞으면서도 운동했던 놈인데 귀찮다고 운동을 거를 수 있나.’ 뭐 이런 각성이 저절로 된다. 강한 의지는 각오한다고 생기는 게 아니라 진짜로 간절한 경험이 있어야 생기는 것이다.

다소 융통성 없을 만큼 꾸준함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 사실 하루쯤 안 할 수 있고 그래도 괜찮지만, 그 하루가 이틀이 되고 사흘이 된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다. 작은 균열이 얼마나 빠르게 균형을 망가뜨리는지 두려워하는 거다.

뭔가를 훈련하는 시기엔 주위에서 답답해할 만큼 원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 김치를 물에 헹궈 먹는 보디빌더들을 보면 저럴 바엔 안 먹지 왜 저러나 싶겠지만, 그들은 그만큼 절박하게 자기 통제 중인 거다. 김치를 물에 헹궈 먹을 만큼. 그런 노력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뭐든 쿨하게 대하는 게 더 멋스러운 것으로 자리 잡다 보니 노력과 근성을 강조하는 삶이 답답해 보일 수 있다. 아마 어릴수록 더 그럴 거다. 하지만 쿨한 태도가 멋져 보이려면 진짜 능력이 있어야 한다. 허접스러운 인간이 그러면 무시당할 뿐이다.

진짜 능력을 갖추려면 지독한 근성으로 자신을 훈련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이효리가 제주도에서 자신만의 멋진 인생관을 어필하며 살 수 있는 건 젊은 시절 누구보다 혹독한 훈련 과정이 있어서다. 누구도 그걸 건너뛰고 쿨하게 살 수 없다. 여유는 실력에서 나올 때 멋져 보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