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화술이 있는 사람은 상대의 반응에 따라 신중하게 말을 고른다.”
– 발타자르 그라시안


홈쇼핑 채널을 종종 본다. 형편없는 물건을 팔면서도 사고 싶게 만드는 쇼호스트를 통해 많은 걸 배울 수 있기 때문. “최고의 조건으로 드리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지금 아니면 절대 이 조건에 사실 수 없습니다!” 이런 멘트를 들을 때마다 헛웃음이 나오면서도 본능적으로 남은 방송 시간을 보게 된다.

1. 최고
누구나 선택을 두려워한다. 지금 내리는 결정으로 손해 볼까 두렵다. 자기 판단을 확신하며 결단력 있게 추진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대부분 두려움 속에서 선택을 미룬다. 바로 그때 마음을 안정시켜 줘야 한다. 지금 하는 결정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강하게 강조해라. 진짜로 최고인진 중요치 않다.

2. 기회
“지금 안 하면 우리에게 더는 기회가 없다.” 설득할 때 자주 쓰는 멘트다. 사실 다른 기회야 앞으로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일단 무조건 지금처럼 좋은 기회는 더 없을 거라며 타이밍을 강조하는 거다. 상대가 당장 별생각 없어 보여도 시간 없다며 선택을 강요하면 그때부턴 강하게 압박받는다.

3. 마지막
쇼호스트가 많이 말하는 단어 중 하나가 ‘마지막’이다. 다음에 더 좋은 조건으로 팔 거면서 이런 좋은 조건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강조한다.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며 재촉한다. 고민하지 말고 일단 주문부터 넣으라고 한다. 평소 필요하지도 않던 물건이 갑자기 지금 안 사면 안 되는 물건으로 둔갑한다.

우리는 목적 없는 수다만큼이나 설득하는 대화를 자주 한다. 직업에 따라선 일반 대화보다 설득을 더 많이 하기도 한다. 그러니 쇼호스트의 화술을 익혀두는 건 여러모로 유익하다. 단 일상은 방송 상황과 다르니 저런 단어를 함부로 써선 안 된다. 결정적 순간에 제한해서 쓰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