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협상은 내가 원하는 바를 상대방이 말하거나 행하게 하는 것이다.”
– 베스 사위


“이거 살래? 저거 살래?” 사실 둘 다 안 사도 되지만, 옆에서 저렇게 몰아붙이면 왠지 둘 중 하나를 빨리 골라야 할 것 같다. 구도를 이분법적으로 나눠 선택을 강요하는 걸 마케팅에선 ‘더블바인드 기법’이라고 한다. 인간의 프레임 사고를 이용한 심리 기술이라 할 수 있다. 협상에선 이런 게 중요하다.

1. 내게 유리한 용어를 써라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은 형식 면에서 별 차이가 없다. 중소기업을 벤처기업이라 불러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 하지만 구직자 관점에서 벤처기업은 왠지 비전 있고 젊은 느낌이라면 중소기업은 답답하고 낡은 느낌이다. 사용해서 특별히 문제 될 게 없다면 기왕이면 좋은 이미지의 어휘를 사용하는 게 좋다.

2. 불리한 질문엔 질문으로 답하라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휴대전화 가게에 가면 판매원이 물어보는 말이다. 여기서 자기가 알아 온 가격을 먼저 말하면 주도권이 상대에게 완전히 넘어간다. 협상에서 이길 수 없다. 이럴 땐 다시 질문을 던져 주도권을 내게로 가져와야 한다. “얼마까지 주실 수 있는데요?” 이렇게.

3. 블러핑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블러핑은 보통 부정적 느낌을 주지만, 협상에선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특히 캐릭터가 예측 불가한 타입이라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말 한마디로 상대의 심리를 조정할 수 있다면 허풍도 좋은 협상 기술이다. 단 블러핑이 의미 있으려면 본인에게 그럴만한 배짱과 기세가 있는지 스스로 잘 판단해야 한다.

4. 조삼모사 무시하지 마라
아침에 3개 주고 밤에 4개 주는 것과 아침에 4개 주고 밤에 3개 주는 건 얼핏 같아 보이지만, 사실 둘은 같지 않다. 주는 순서가 다르고 받는 기분이 다르다. 최종 결과 못지않게 중간 과정도 중요하다. 순서가 다른 것도 엄연히 다른 것이다. 같은 게 아니다. 이런 디테일이 협상하는 사람에겐 꼭 필요하다.

5. 침묵도 협상 기술이다
침묵은 강력한 협상 기술이다. 상대의 제안에 묵묵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큰 압박을 줄 수 있다. 괜히 말로 밑천 드러내는 것보다 이렇게 분위기로 제압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상대가 탐탁지 않은 제안만 쏟아낸다면 일일이 대꾸하지 말고 지긋이 노려봐라. 초조해진 상대가 알아서 더 좋은 제안을 들고 온다.

협상은 비즈니스에서만 필요한 게 아니다. 우리 일상은 늘 크고 작은 선택과 협상을 요구한다. 협상을 통해 더 좋은 조건을 쟁취하는 건 적은 노력으로 큰 성과를 얻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 요령 수준에 따라 성취에서 큰 차이가 난다. 누구나 협상의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