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최고의 실력자를 동료로 만드는 방법
업계 최고 수준의 실력자가 우리 팀에 있다. 이 친구를 어떻게 데려왔냐고 친분 있는 회사 대표가 물었다. 이분은 내가 워낙 언변이 좋으니 말로 설득한 줄 안다. 하지만 프로는 그런 식으로 넘어오는 존재가 아니다. 일은 철저하게 인센티브와 페널티로 움직인다. 말과 정이 아니라. 난 이 친구한테 돈을 항상 전액 선지급한다. 프리랜서 최대 고민인 수금 문제를 시작부터 날려 버린 셈이다.
오랜 기간 알고 지냈지만, 모든 계산을 칼같이 한다. 조금도 상대가 손해 보는 기분을 들게 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이익을 지독하게 챙긴다. 이런 깐깐한 내 태도에 너무 그럴 필요 없다고 하지만 난 반드시 그렇게 한다. 이게 다른 에이전트와 나의 차이다. 비용 정산을 미리 하고 정확히 챙겨주는 게 인센티브라면 페널티는 기회다. 결과물이 마음에 안 들면 여러 번 수정 요청하지 않는다.
그냥 중간에 버린다. 그래서 나와 일하는 프리랜서는 아무리 오래된 친구도 항상 긴장하고 늘 최선을 다한다. 내가 정과 관계없이 결과물이 안 좋으면 프로젝트에서 바로 자르는 사람인 걸 아니까. 상대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챙겨주고 그만한 성과를 못 보이면 더는 기회를 안 주는 게 내가 프리랜서를 움직이는 방식이다. 제대로 못 하면 앞으로 기회가 없음을 알기에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한다.
난 동기부여란 말 자체를 나이브하게 본다. 말로 최선을 다하게 하지 않는다. 인센티브를 충분히 주면 동기는 자동으로 부여된다. 동기부여는 늘 이익으로 하는 것이다. 말과 관계로 적당히 넘어가면 당장 돈을 좀 아낄지언정 오래갈 수 없다. 인센티브와 페널티로 유지되는 게 아니라면 그건 프로다운 관계라 할 수 없다. 내 편으로 만들고 싶은 상대가 있다면 제대로 돈을 줘라. 이보다 중요한 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