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다 같은 돈이 아니다. 전통 경제학에선 모든 돈의 가치를 똑같이 봤다. 내가 친구에게 공짜로 준 100만 원과 친구가 일해서 번 100만 원을 같다고 보는 식이다. 하지만 두 돈의 액면가는 같아도 어떻게 벌었는지에 따라 쓰임새가 다르다. 현대 행동경제학에선 이 둘의 의미 자체를 다르게 본다.

공짜로 얻은 돈은 쉽게 쓸 경향이 높지만, 노동으로 번 돈은 함부로 쓰지 않는다. ‘심적 회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돈도 어떻게 버는지가 중요하다. 도박이나 로또로 부자가 된 사람은 부를 지키기 어렵다. 그 돈을 지킬 그릇이 아닐 확률이 높고 무엇보다 그 돈의 성질이 잃기 쉬운 타입이라 그렇다.

일해서 버는 게 더 가치 있단 얘기가 아니다. 소득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란 의미다. 근로 소득이 절반이라면 나머진 임대든 인세든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부자가 돼도 인색하지 않고 주위에 베푸는 삶을 살 수 있다. 노동으로만 돈 벌면 돈 있어도 돈 쓰는 법을 모른다.

소액이라도 좋으니 불로소득을 빠르게 발생시켜야 한다. 이 경험을 얼마나 일찍 하는지가 중요하다. 자고 있어도 돈이 벌리는 그 느낌을 알아야 어떻게 불로소득을 다각화할지 공격적으로 고민하게 된다. 자본이 사람보다 돈을 더 잘 버는 시대다. 근로 소득으론 입에 풀칠은 해도 여유 있게 쓰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