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함은 디테일에서 나온다. 하지만 평소에 그 소중함을 알고 실천하는 이는 많지 않다. 일본 여행을 하면서 가장 신기했던 건 구석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작은 가게조차 자기 나름의 장인 정신을 추구한다는 점이었다. 종업원들 복장부터 식기 하나하나 깔끔한 건 기본이다. 대체로 음식 맛도 훌륭하다. 맛집으로 알려진 곳도 아니다. 한국으로 치면 그냥 사무실 옆 기사 식당 수준의 가게가 이 정도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 수준의 가게라면 식기에 고춧가루 정도 묻어있는 건 예사고 식탁이 제대로 닦여있지도 않는다. 하지만 일본은 아무 가게나 들어가도 다들 직업 정신이 투철하다. 어디 음식점만 그러나. 백화점에 가면 너무 친절해 부담스러울 정도고, 심지어 최저 시급 받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조차 각 잡고 일한다.

장인 정신의 핵심은 디테일이다. 전체적인 대세는 모두 다 비슷하게 하지만, 어떤 집요하리만큼 사소한 부분을 놓치지 않는 세심함이 디테일이다. 그래서 대다수가 소홀히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바꿔서 보면 그 디테일을 챙기는 꼼꼼함 하나가 전부를 대변할 수도 있다. 사소한 걸 잘 챙기는 사람이 큰 거라고 못 챙길까.

주방에서 유니폼 깔끔하게 차려입고, 식기 깨끗한 수건으로 닦고 하는 거 뭐 그리 어려운 거 아니다. 하려고 하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하고 누군가는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자영업은 경쟁이 치열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가게에 들어갔을 때 인사 하나 똑바로 하는 가게 흔치 않다.

뛰어난 문장으로 유명한 소설가의 글을 발췌해 맞춤법을 몇 개 틀리게 한 후, 대중에게 보여주는 실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똑같은 문장을 맞춤법 몇 개 틀리게 한 것만으로도 일부는 그 문장이 어린애가 쓴 거 같다고 혹평했다. 단 몇 개의 맞춤법 실수만으로도 그렇게 큰 차이가 발생한다.

프로와 아마추어는 돈으로 구별되지만, 평범함과 뛰어남은 디테일에서 나뉜다. 어느 정도 형식에 맞춰 일하는 건 현역이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고객 감동의 포인트를 찾아 집착하는 건 장인 정신없이는 불가능하다.

스티브 잡스는 보이지도 않는 컴퓨터 내부를 아름답게 디자인하는 데 막대한 돈을 썼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스스로 그런 걸 소홀히 여기지 않았다. 애플의 디자인 우선주의는 그런 디테일을 놓치지 않으려는 강렬한 집념 속에서 태어났다.

남들이 가볍게 여기는 걸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그게 남과 다른 나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이 정도만 하고 넘어가라는 말을 경계해야 한다. 그 타협 한 번이 평생의 습관이 될 수 있다.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건 사실 사소하지 않다. 어쩌면 그게 전부일 수 있다. 최고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