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주변에 부동산을 열심히 배워 두라고 하는 편이다. 그때마다 자주 듣는 말이 ‘돈도 없는데 그런 건 배워서 어디에 써먹냐’는 거다. 이런 사고는 수능이 11월에 있으니 공부를 11월에 시작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부동산 지식은 당장 돈이 없어도 미리 쌓아야 한다. 돈과 상관없이 써먹을 일이 무척 많으니까.

– 영업 활용
나는 부동산과 전혀 관련 없는 사업을 한다. 하지만 내 풍부한 부동산 지식은 이래저래 영업에 많은 도움을 준다. 사업 초기에 일 따내기가 쉽지 않았는데 클라이언트와 지나가는 얘기로 부동산 얘기를 했다가 계약을 따낸 적이 있다. 새로 가게를 내려고 하는 자리가 있는데 확신이 안 선다길래 내가 정확한 권리와 상권 분석을 통해 부동산 컨설팅을 해줬다. 이런 식으로 내 지식을 고객과 관계를 맺고 영업에 활용한 적이 많다. 부동산 공부를 해두면 꼭 직접 써먹는 게 아니어도 이렇게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 상권 분석
모 사장님이 새로 가게를 내려고 하는 데 자리가 좋은지, 권리금은 적당한지 등이 고민돼 내게 상담을 요청했다. 현장에 나가보니 위치는 좋은데 전선 많은 큰 전봇대가 가게 입구를 정면으로 가리고 있었다. 이런 게 가게 정면이 있으면 사람 얼굴로 봤을 때 얼굴에 큰 흉터가 있는 것으로 본다. 터가 안 좋단 얘기다. 내가 사장님께 상권은 좋지만, 안 좋은 기운이 몰리는 자리라며 다른 자리를 추천해 줬다. 아니나 다를까 그 자리는 그 뒤에도 계속 주인이 바뀌었지만, 대부분 1년을 못 버티고 나갔다. 장사는 실력만으로 하는 게 아니다.

– 전세금 보호
다가구 주택에 전세로 들어가려는 분이 상담을 요청해 왔다. 집주인의 융자금이 그리 높지 않아 주위에선 안전하니 들어가도 괜찮다는데 자신은 잘 모르겠단다. 내가 살펴보니 들어가기에 위험한 자리라 판단돼 다른 곳을 찾아보라 했다. 일단 다세대 주택의 경우 같은 건물 내에서도 앞순위인 사람이 많다. 건물주 융자금이 전부가 아니다. 낡은 다세대 주택은 경매 시 실거래가가 예상보다 훨씬 낮다. 건물주에게 문제가 생기면 전세금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건물주의 투자 패턴을 보니 세금을 잘 안 낼 것 같은 기운이 느껴졌다. 역시 조사를 좀 해보니 평소 세금을 안 내서 우편이 자주 온다고 했다. 세금의 경우 경매 시 가장 먼저 나가는 돈 중 하나다. 이런 부분을 잘 모르고 입주했다 보증금 날려 먹는 분이 많다. 이 분은 내 덕에 이곳을 피했는데, 후에 알아보니 그 건물에 들어간 분 중 전세금 날린 세입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때 당시 거기에 들어가지 말라고 말해 준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며 지금도 무척 고마워한다.

지금 20대고 수중에 돈 백만 원도 없다고 부동산을 남 일처럼 생각해선 안 된다. 돈 생기면 배우겠단 사람에게 돈 같은 게 생길 리 없다. 코앞만 보고 사는 사람이 돈 버는 꼴을 본 적이 없다. 부동산은 누구나 당장 공부해야 한다. 평생 집 없이 살아도 괜찮은 게 아니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