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질문엔 맞는 답이 없다.”
– 어슐러 르 귄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질문하는 습관이 사라진다. 뭘 잘 알아서 묻지 않는 게 아니라 그게 부질없게 느껴져서 그러는 면이 크다.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질문 방법을 모르고 질문하니 좋은 답변을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렇게 자란 사람은 질문은 해 봤자 별 의미 없는 거라 믿는다.

1. 검색으로 쉽게 알 수 있는 건 묻지 않는다
질문하기 전에 공부해야 한다. 적어도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도의 지식은 혼자서 공부한 후 물어봐야 한다. 그냥 질문하는 건 너무 성의 없는 행동이다. 황당할 정도로 기초적인 질문을 받으면 허탈함에 자동으로 성의 없는 답변을 하게 된다. 그러면 질문자도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2. 고민의 깊이가 담겨 있지 않으면 묻지 않는다
고민 없이 그냥 물어보는 건 그 자체로 잘못이다. 진지한 고민 없이 한 질문은 답변이 그렇게 기대되지 않는다. 어떤 좋은 답변을 들어도 울림 같은 게 있을 수 없다. 그러니 아무 생각 없이 툭툭 뱉는 질문은 서로 시간 낭비다. 질문은 상대의 시간을 뺏는 행위인 만큼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

3. 사특한 의도로 묻지 않는다
상대를 조롱할 의도가 아니라면 평생 떠보는 질문 따위는 하지 마라. 은근슬쩍 떠보는 질문은 조금만 눈치가 있어도 누구나 바로 알아챌 수 있다. 질문 의도를 알게 된 답변자는 큰 모멸감을 느낀다. 아주 안 좋은 행동이다. 이런 건 주로 면접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면접관이 해도 기분 나쁜 행위다.

4. 맥락을 설명할 수 없다면 묻지 않는다
모든 말은 맥락 속에서 의미 있다. 어떤 말도 단독으로 해석될 수 없다. 제대로 된 답변을 듣고 싶다면 질문의 맥락을 잘 설명해라. 무슨 이유로 그런 고민이 있는지 그 고민을 둘러싼 배경 등을 잘 설명해 줘야 한다. 그래야 답변자도 의미 있는 답변을 해줄 수 있다. 맥락을 알아야 좋은 답변이 나온다.

선생이나 상사가 단순히 답변하기 귀찮거나 싫어해서 짜증 내는 게 아니다. 하도 바보 같은 질문을 받으니 짜증 나는 거다. 그런 게 누적되면 답변하는 것 자체가 피곤해진다. 그러니 질문자도 질문을 어떻게 해야 할지 연구하고 말해야 한다. 이 정도 고려해 말하는 건 최소한의 예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