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의 매일 진로 상담을 하고 있다. 대부분 나와 댓글로도 대화 한 번 해본 적 없는 분들인데 초면에 심각한 질문을 해 온다. 정체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주된 고민이 진로 문제인 걸 보면 젊은 분들 같다. 대체로 질문이 복사한 것처럼 비슷하단 특징이 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하고 싶은 일을 못 찾아서 생기는 고민이다. 이미 머니맨에서 몇 차례 다룬 적 있는 주제다. 현재 직장 생활에 큰 불만은 없지만, 이 길을 계속 가야 할지 고민이거나, 하고 싶은 게 있어도 현실적으로 할 수 없어 괴롭다는 하소연도 다 이 범주에 속한다.

고민의 방향을 살짝 바꿔 다른 질문을 해보자. ‘하고 싶은 일을 찾으면 그때는 행복할 수 있을까?’ 참고로 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 적어도 직업 면에선 거의 내 맘대로 조정 가능한 행운을 누리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렇게 자신이 원하는 걸 하면 정말 행복할까?

미리 말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건 자아 성취에 도움이 되지만, 그게 꼭 행복과 연결되는 건 아니다. 진로 고민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건 ‘나는 어떻게 살 때 행복한 사람인가?’이다. 어떻게 살 때 행복한 사람인지 모르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에게 기자가 물었다. 피아니스트 생활이 즐겁냐고. 그런데 의외의 답변이 나왔다. 죽을 것 같이 힘들다고 했다. 심지어 연습은 정말 싫단다. 하지만 완벽한 공연을 했을 때 쾌감을 잊지 못해 피아니스트 생활을 포기 못 한다고 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그걸 하는 내내 행복한 건 절대 아니다. 어떤 직업이든 대다수 시간은 인내해야 한다. 돈 버는 일이라는 게 원래 좀 그렇다. 다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어떤 즐거움 하나’ 때문에 참고 버티는 거다. 그 하나가 무엇인진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

‘나는 어떻게 살 때 행복한 사람인가?’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직업을 고르는 데 있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어떤 하나’를 잡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라. 그래야 그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버텨낼 힘이 생긴다. 더는 하고 싶은 일을 못 찾겠다고 괴로워할 필요 없다. 그런 고민할 시간에 내가 언제 행복한 사람인지 먼저 찾아라. 그게 더 중요하고 옳은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