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건 푸줏간 주인이나 양조장 주인, 빵집 주인의 배려심 덕분이 아니라 그들의 개인적 이익 추구 때문이다.”
– 애덤 스미스


애덤 스미스는 일찍이 국부론을 통해 사익 추구가 공익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역설했다. 돈 벌고자 하는 강렬한 욕구는 눈곱만큼도 나쁜 게 아니며 오직 잘못된 방법으로 버는 돈만 나쁠 뿐이다. 이건 기본 중의 기본임에도 돈 버는 걸 터부시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답답한 일이다.

1. 고용
좋은 정보가 가득한 블로그가 있었다. 애독자가 많아 광고만 붙여도 밥값은 나올 것 같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광고를 전혀 하지 않았다. 진정 취미 생활인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블로그 주인장 나름의 선입견 때문이었다. 안타깝다. 돈 벌어 일자리 만들 생각은 못 하고 그걸 그저 취미 정도로만 여기다니. 난 그가 블로그를 오래 유지 못 할 거라 확신했는데 역시나 어느 순간 예고 없이 폐쇄했다. 이게 아마추어의 한계다.

2. 발전
사업은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무척 중요하다. 머니맨으로 치면 ‘돈 번다 → 좋은 콘텐츠 만드는 데 투자한다 → 더 돈 번다 → 고용 창출한다 → 그 인력으로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든다’ 이런 선순환 구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인 ‘돈 번다’를 실천 못 하면 콘텐츠 개발에 투자 못 하고 고용 창출도 못 하다 운영비 부담으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게 된다. 계속 발전하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 돈 버는 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3. 유지
영화 평론이 취미인 친구에게 혼자서 보는 글만 쓰지 말고 블로그를 개설해 거기에 올리고 광고도 붙이라고 했다. 자기는 그런 거 싫고 순수하게 하고 싶다고 했는데 돈 안 버는 게 왜 순수한 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그거 오래 못할 거라고 경고했다. 예상대로 몇 년 끄적거리다 바쁘다며 그만뒀다. 너무 나이브하다. 세상에 그냥 유지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프로가 안 되면 책임감이 없고 책임감이 없으면 그만큼 포기하기 쉽다.

4. 만족
애덤 스미스가 발견한 인간의 성향은 모든 인간은 지금보다 더 잘 사려 노력한다는 점이다. 어떤 변화나 발전을 원하지 않을 만큼 현재에 만족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번다는 건 끊임없는 발전과 그것을 지키기 위한 핵심 고리에 속한다. 수익이 없으면 발전도 없고 유지할 수도 없다. 난 일찍이 돈 버는 데 관심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사람을 써 본 적이 없다. 그런 나이브한 사람에겐 어떤 일도 맡길 수 없다.

내가 끊임없이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려고 고민하는 건 내 개인적 욕심 때문이지 배려심 때문이 아니다. 난 그런 나이브한 동기를 싫어한다. 돈 못 벌면 프로가 아니고 프로가 못 되면 어떤 것도 오래 유지 못 한다. 세상을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지 포지션을 분명히 해야 한다. 진짜로 무언가를 사랑한다면 취미로만 할 게 아니라 프로답게 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