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이나 양조장 주인, 빵집 주인의 배려심 덕분이 아니라 그들의 개인적인 이익 추구 때문이다.”
– 애덤 스미스


애덤 스미스는 일찍이 국부론을 통해 사익의 추구가 공익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역설했다. 돈을 벌려고 하는 강렬한 욕구는 눈곱만큼도 나쁜 게 아니며, 오직 나쁜 방법으로 버는 돈만 나쁠 뿐이다. 이건 기본 중의 기본임에도 ‘돈 버는 것’을 터부시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 고용
좋은 정보가 가득한 블로그가 있었다. 방문객도 많고 애독자도 많아서 광고만 붙여도 밥값은 나올 것 같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광고를 전혀 하지 않았다. 진정으로 취미 생활인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블로그 주인장 나름의 선입견 때문이었다. 그는 광고를 ‘지저분하고 쓰레기 같은 것’으로 생각하며 자기는 광고 없는 ‘청정’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안타깝다. 그렇게 괜찮은 블로그를 가지고 있으면서 돈을 열심히 벌어서 문송한 세상에 문과생들 일자리 만들어줄 생각은 못 하고 그걸 그저 취미 정도로만 여기다니. 돈을 열심히 벌어서 일자리를 만들고, 그 일자리를 통해 더 좋은 정보를 만드는 게 사회적으로 더 유익한 일 아닌가. 만약 광고주에게 영향받는 게 싫었다면 구글 애드센스 같은 네트워크 광고만 했어도 될 일이다. 난 그가 그 블로그를 오래 유지 못 할 거라 확신했는데, 역시나 어느 순간 예고도 없이 블로그를 폐쇄했다. 이게 아마추어의 한계다.

– 발전
사업은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무척 중요하다. 그중 핵심은 돈을 버는 것이다. 일테면 머니맨으로 치면 ‘돈을 번다 →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투자한다 → 더 돈을 번다 → 고용을 창출한다 → 그 인력으로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든다’는 선순환 구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인 ‘돈을 번다’를 실천 못 하면 콘텐츠 개발에 투자도 못 하고, 고용 창출도 못 하다가 운영비가 부담되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게 된다. 위 사례에 적었던 블로그는 이 연결고리를 만들지 못해 소리 없이 사라지게 된 셈이다.

– 유지
영화 감상문 쓰는 게 취미인 친구에게 혼자서 보는 글만 쓰지 말고 블로그를 개설해 거기에 올리고 광고도 붙이라고 했다. 영화 잡지에 기고도 할 수 있게 원고도 보내고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영향력을 키우라고 조언해 줬다. 자기는 그런 거 싫고 ‘순수하게’ 하고 싶다고 했는데 돈 안 버는 게 왜 순수한 건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너는 그 취미 오래 못한다’라는 말만 남겼다. 예상대로 그 친구는 몇 년 끄적거리다 바쁘다며 그만뒀다. 나이브하다. 그냥 유지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순수하게 재미로 하는 일은 한 몇 년 정도는 즐기면서 할 수 있을지 모르나, 매너리즘이 왔을 때 절대 극복 못 한다. 프로가 안 되면 책임감이 없고, 책임감이 없으면 그만큼 포기도 쉬운 법이다.

애덤 스미스가 발견한 인간의 성향은 모든 인간은 지금보다 더 잘 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어떤 변화나 발전을 원하지 않을 만큼 현재에 만족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번다’는 건 끊임없이 발전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한 핵심 고리에 속한다. 그것이 없으면 발전도 없고, 오래 유지할 수도 없다. 난 일찍이 ‘돈 버는 데 관심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사람을 써 본 적이 없다. 그런 나이브한 사람에게 어떤 일도 맡길 수 없다.

내게 종종 머니맨을 왜 만들었는지 묻는 사람들이 있다. 만든 이유야 많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돈 벌려고’ 만든 거다. 너무 뻔하고 당연한 이유다. 지금 당장 돈을 못 버는데도 열심히 하는 이유는 아직 투자 단계라 그렇다. 사실 그 이유보다 더 큰 이유는 내가 광고 영업을 빡세게 안 해서 그렇다. 내가 끊임없이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려고 고민하는 건 내 개인적 욕심 때문이지 배려심 때문이 아니다. 난 그런 나이브한 동기를 싫어한다. 돈 못 벌면 프로가 아니고, 프로가 못 되면 어떤 것도 유지 못 한다. 세상을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지 포지션을 분명히 해야 한다. 진짜로 무언가를 사랑한다면 취미로만 할 게 아니라 프로답게 하려고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