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특성상 다양한 부류의 사람을 만난다. 특히 일을 주기 위해 자주 보는 프리랜서 친구들의 생활은 대체로 빈곤하다. 돈을 적게 줘서 빈곤하다고 하면 미안한 마음이라도 들겠으나 괜찮게 버는데도 전혀 못 모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 친구들을 오래 지켜보니 과연 돈 못 모을 만한 마인드와 생활 습관을 지니고 있다. 그동안 답답한 마음에 종종 잔소리하고는 했으나, 이제 나도 입이 아픈 관계로 글로 정리해 두기로 한다.

– 경제에 무지하다
경제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 전문적인 경제 용어를 알아야 한다거나 자본주의 체제의 본질을 꿰뚫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그냥 너무 기초적인 것에 관한 상식이 없다. 세상 돌아가는 것도 잘 모르고 금리가 오르고 내리는 게 뭘 의미하는지도 잘 모른다. 부동산 얘기는 먼 나라 이야기다. 은행 수수료 안 내게 클라이언트 계좌와 같은 은행으로 계좌 개설하라고 해도 귀찮다고 안 한다.

– 적은 돈 못 모은다
푼돈 모아서는 집 못 사는 줄 안다. 어차피 헬조선에서 한 달에 몇십만 원씩 모아봐야 인생 나아질 것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조금씩이라도 모으지 않으면 나중에 돈 잘 벌어도 못 모은다. 푼돈 모으기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은 돈을 왜 모아야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이다. 돈은 ‘언젠가’ 따로 모으는 게 아니다.

– 인내심이 형편없다
어찌나 인내심이 없는지 책은커녕 글이 조금만 길어도 끝까지 못 읽는다. 하다못해 영상도 1~2분만 넘어가면 못 참는다.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게임을 할 때뿐이다.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은 어떤 자기계발도 못 한다. 독서든 운동이든 다 최소한의 인내심은 있어야 잘못된 습관을 개선할 수 있다.

– 실행력이 부족하다
맨날 말로 일을 다 한다. 아이디어는 자주 늘어놓는데,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오는 꼴을 못 본다. 어쩌다 시작해도 중간에 쉽게 포기한다. 생각만 하던 걸 막상 직접 하려고 하니 귀찮은 게 한둘이 아니다. 금세 포기해 놓고 다른 사람이 비슷한 아이디어로 시장에 진출하면 자기 아이디어였다고 아쉬워한다.

– 자신에게 관대하고, 남에게 엄격하다
자존감이 부족한 건지 인터넷에서 허구한 날 댓글 파이팅이나 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문제는 칼같이 지적하면서, 본인 삽질하고 사는 것에는 관대하다. 키보드 배틀 뜨기 전에 알량한 통장 잔액이나 걱정해야 할 텐데 어떻게 된 일인지 연예인 걱정까지 하고 있다. 이곳저곳 오지랖 다 부리고 산다는 건 목표가 없다는 뜻이다. 인생에 나아갈 방향이 없는 사람이 돈 모을 리 없다.

집안이 어렵거나 소득이 너무 적은 상황이 아닌데, 돈을 못 모으는 건 생활 습관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건 미래의 행복보다 현재의 삶에 의미를 둔다는 식의 개인적 가치관에 관한 얘기가 아니다. 돈은 벌 수 있는 때가 정해져 있고, 그 기간이 그렇게 길지 않다. 지금 모을 수 없는 사람은 나중에도 모을 수 없다. 그러니 젊을수록 정신 똑바로 차리고 돈 모으는 습관을 키워야 한다. 안 그러면 진짜 헬조선의 뜨거운 맛을 보게 될 것이다. 노인 빈곤은 젊을 때 빈곤과 차원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