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나 집값에 관한 전망 등 부동산 관련 질문을 종종 질문받는다. 사실 전세든 집값이든 앞으로 가격이 어떻게 될진 아무도 알 수 없다. 이걸 확신하는 사람은 약장수다. 다만 현재 금리 기준으로 전세가 어디까지 오를진 숫자를 통해 추정할 수 있다. 이건 산수의 문제다.

1. 전셋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
전셋값은 궁극적으로 집값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 집값이 1억이면 전셋값도 1억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 집값 수준의 전세를 누가 들어가나 싶겠지만, 전세가 집값 수준이어도 수요는 있다. 집을 사면 세금, 각종 유지관리비, 감가상각 등 여러 리스크가 있다. 전세는 세입자에게 편리한 제도다. 집값이 계속 내려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끝까지 전세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2. 집주인이 전세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
집주인은 바보가 아니다. 현재 시중 금리와 부동산 가격 추이를 봤을 때 집주인이 전세를 계속 두고 있을 이유가 없다. 전세 제도가 유지되려면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거나 시중 금리가 고금리여야 한다. 지금은 그 두 가지가 다 안 되는 상황이다. 전세물건이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앞으로 더 많은 집주인이 전셋값을 높이거나 월세로 전환을 시도할 거다.

3. 세입자도 전세가 부담스럽다
월세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는 걸 인정하고 대비해야 한다. 현재처럼 전셋값이 높으면 세입자가 전세와 월세의 금융 비용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전세의 최대 리스크는 전세금을 못 돌려받는 것이다. 집값 수준까지 전셋값이 올라간 곳에 들어가는 건 상당히 위험하다. 집을 경매로 팔아도 전세금을 못 받을 수 있다. 더는 전세가 월세보다 더 나은 선택지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세 제도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다.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고금리가 유지되던 시절에 생긴 제도다. 하지만 이제 그 균형이 깨지고 있다. 전세 제도의 가장 큰 변수는 금리다. 금리 변동에 따라 대중 심리도 계속 변할 수밖에 없다. 금리를 유심히 관망해야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전세가 사라지는 건 막을 수 없는 대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