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좋아해 7년 정도 블로그를 운영한 적이 있다. 딱히 얻는 것도 없는데 참 오래도 계속했다. 그러다 서버 계약 연장 시점을 앞둔 어느 날 모든 자료를 삭제하고 폐쇄했다. 나는 왜 블로그를 그만뒀을까? 어떻게 하면 계속할 수 있었을까? 갑자기 닥쳐온 매너리즘을 극복하지 못한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 목적
동기가 없는 것도 동기라고 할 수 있지만, 대체로 무엇을 왜 하는지 뚜렷한 이유가 없으면 오래 하기 어렵다. 순수한 호기심이나 열정 같은 건 유효기간이 매우 짧은 감정이다. 단순히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은 ‘하기 싫어지면 안 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그런 나이브한 태도로는 무엇을 하든 의미 있는 수확을 하기 어렵다. 한 문장으로 목적을 명시할 수 있어야 한다.

– 방향
목적이 있다면 목표도 정해볼 수 있다. 어떤 취미 생활이든 나아갈 방향이 정해져 있지 않으면 중간에 길을 잃게 된다. 그러다 흐지부지 포기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목표에 자기만의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일관된 방향으로 지속해서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방향 없이 우왕좌왕하면 오랜 시간을 해도 진전이 없다.

– 결과
어떤 일을 하건 의미 있는 결실을 이루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취미도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다. 처음에야 어떤 결과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서도 계속 그럴 수 있을까? ‘들어가는 비용 대비 만족도’가 떨어지는 일은 뭐든 중간에 버려지게 돼 있다. 바꿔 말하면 비용을 줄이든지 만족도를 높이든지 둘 중 하나는 해야 유지된다는 말이다.

– 순환
목적부터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 전체가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게 시스템화해야 한다. 특히 결과가 손익분기점을 넘기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간략하게 예를 들어 도식화해 보자면, ‘피아노 연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겠다 → 재즈 연주로 특화하겠다 → 연주 영상을 찍어 유튜브로 수익을 남기겠다 → 더 많은 수익을 남기기 위해 더 열심히 연습하겠다’라는 구조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대다수 취미가 오래갈 수 없는 이유는 노력보다 돌아오는 결과가 좋지 못해서다. 반드시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취미 생활을 굳이 생산적으로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겠지만, 이건 생산적인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일이든 지속할 수 있게 유지하려는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 기업의 1차 목표가 성공이 아니라 생존이듯이 취미 생활 또한 잘하는 것 이전에 오래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을 하든 노력한 대가를 정당하게 돌려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 선순환 구조가 제대로 맞물려 돌아가지 않으면 바퀴는 금방 멈추게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