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심이나 허영심 없이 고요하고 조용한 감정의 교류만 있는 대화가 가장 행복한 대화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도대체 이런 치졸한 대화법을 알아서 언제 쓰나 싶겠지만, 살다 보면 꼭 좋은 대화만 있는 건 아니다. 어떤 이유든 상대와 피곤한 대화를 그만하고 싶을 때 쓸 만한 방법이다. 단 감정을 너무 섞거나 연기하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공격받으면 한 마디로 일축한다
상대의 공격에 구구절절 변명하면 페이스가 말린다. 짧고 단호하게 응수하고 바로 넘어가라. 적당히 듣는 척하다가 “네, 알겠습니다.” 하고 말 끊고 넘어가면 된다. 이런 단호함에 상대방이 당황하겠지만, 알았다고 하는데 뭘 더 어쩌겠는가? 표정은 태연할수록 좋다.

– 사과를 요구하면 과도하게 사과한다
30도 각도로 숙이나 절 하나 어차피 사과할 거면 그게 그거다. 이왕 숙이기로 마음먹었다면 상대가 할 말을 잃을 정도로 과하게 사과해 끝내라. 뭔가 더 따지고 싶다가도 이런 식으로 나오면 할 말을 잃게 된다.

– 곤란하면 묵비권을 행사한다
원래 무대응은 최고의 방어 기술 중 하나다. 말로 하는 공격은 대꾸해주지 않으면 스스로 힘을 잃는다. 모든 논란은 시간이 지날수록 힘이 약해진다. 이미 끝난 관계라면 이런 대처가 최고다. 무조건 무반응으로 일관하면 알아서 지쳐 떨어진다.

– 잘난 척은 인정하고 빠르게 넘어간다
잘난 척은 호응해줘야 할 맛이 나는데 반응이 건조하면 기운이 빠진다. 잘난 척하는 게 너무 거슬린다면 “어, 그래.” 한마디로 응수해 주면 된다. 어떤 식이든 길게 맞장구 하면 잘난 척이 더 심해지므로 알았다고 인정하고 빠르게 다른 주제로 넘어가는 게 상책이다.

– 슬픈 얘기는 더 슬픈 얘기로 기운 뺀다
별 시답지 않은 문제로 만날 때마다 징징거리면 더 강하게 응수해야 한다. “나 힘들어…”라고 말하면 “어 진짜? 근데 나 요새 미칠 것 같아…” 이렇게 나오면 서로 자기 얘기만 하다가 인내심이 부족한 한쪽이 포기하게 된다. 어느 쪽이 먼저 포기하든 상황은 마무리되니 원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짜증 나는 걸 무조건 참고 살 필요 없다. 적당히 거리 두고 싶은 관계가 있다면 이런 방법도 요령 중 하나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어떤 방법이든 도가 지나쳐 상대의 원한 사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기분 나쁜 정도로 끝내야지 복수하고 싶게 만들면 안 된다. 도저히 감당 안 될 때만 신중하게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