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우스갯소리로 조물주 위에 건물주 있다고 한다. 하지만 수익률 관점에서 봤을 때 우리나라 임대료는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다. 건물주의 그 많은 자산이 부러울 순 있지만, 건물주가 받는 월세 보고 부러워할 일은 아니다. 오히려 건물주가 되는 것보다 그 돈을 그냥 들고 있는 게 나을 수 있다. 건물주가 되면 위험 요소와 비용 소모를 감당해야 한다. 일단 임차인을 구하려면 부동산 중개료가 들어간다.

이마저도 임차인이 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장기 공실이 허다하다. 심지어 들어온 임차인이 임대료를 내지 않는 경우도 빈번하다. 소송해야 하는 상황도 부지기수다. 임차인이 없으면 매달 관리비를 건물주가 내야 한다. 임차인이 있어도 건물에 문제가 생기면 건물주가 비용을 낸다. 땅은 시간 지난다고 자산 가치가 떨어지지 않지만, 건물은 매년 그 가치가 무조건 내려간다. 매년 1~2% 정도 건물 가치가 하락한다.

현재 대한민국 임대 수익률은 예금 금리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예금 금리와 임대 수익률이 몇 프로 차이 나지 않는데 위에 적혀 있는 온갖 위험과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공실 위험 없고 임대 수익률 높은 건물은 우리나라에서 아주 소수다. 다수의 건물주가 공실에 대한 부담과 각종 부대 비용에 시달리고 있다. 예전엔 부동산이 오를 거라는 기대라도 있었지만, 요새는 그 기대 심리마저 거의 사라졌다.

건물주라고 해서 놀면서 쉽게 돈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저 건물주가 소유한 금융 자산에 대한 이자 정도만 받을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건물주라고 우리가 평소 생각하는 것처럼 공돈 벌고 있는 게 아니다. 임대료로 재미 보는 경우는 앞으로 더 줄어들 것이다. 그래 봐야 부자 아니냐고 하겠지만, 이건 건물주 걱정해 주는 글이 아니다. 어떤 투자든 수익률 관점에서 바라보는 습관을 기르라는 얘기다.

질문 하나만 들어도 그 사람이 투자할 줄 아는 사람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다. 투자를 모르는 사람은 얼마를 벌었는지 물어보지만, 투자하는 사람은 수익률이 얼마였는지 물어본다. 대다수가 전자만 궁금해한다. 하지만 좋은 투자가가 되려면 늘 후자에 초점을 맞춰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 이 작은 습관 차이 하나가 경제를 보는 관점 자체를 바꾼다. 마땅히 경계할 일이다. 건물주는 월세 받아 행복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