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우스갯소리로 조물주 위에 건물주 있다고 한다. 하지만 수익률 관점에서 봤을 때 우리나라 임대료는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다. 건물주의 그 많은 자산이 부러울 순 있지만, 건물주가 받는 월세 보고 부러워할 일은 아니란 말이다. 오히려 건물주가 되는 것보다 그 돈을 그냥 들고 있는 게 나을 수 있다. 왜 그런지 살펴보자.

건물주가 되면 위험 요소와 비용 소모를 감당해야 한다. 일단 임차인을 구하려면 부동산 중개료가 들어간다. 이마저도 임차인이 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몇 년 동안 비워 놓고 있는 건물도 허다하다. 심지어 들어온 임차인이 임대료를 내지 않는 경우도 빈번하다. 임대료를 밀리면서도 나가지 않아 소송해야 하는 상황도 부지기수다.

이뿐만이 아니다. 임차인이 없으면 매달 관리비를 건물주가 내야 한다. 임차인이 있어도 건물에 문제가 생기면 건물주가 비용을 내야 한다. 그리고 건물은 땅이 아니다. 땅은 시간 지난다고 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건물은 매년 그 가치가 무조건 내려간다. 감가상각 고려하면 매년 1~2% 정도 건물 가치가 하락한다고 봐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 임대 수익률은 예금 금리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예금 금리가 1.5~2% 정도인데 임대 수익률은 4% 내외다. 불과 2%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는데 위에 적혀 있는 온갖 위험과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세금도 만만치 않다. 공실 위험 없고 임대 수익률 높은 건물은 우리나라에서 아주 소수다. 절대다수의 건물주가 공실에 대한 부담, 각종 부대 비용 등에 시달리고 있다. 애물단지란 말이다.

예전에는 부동산이 오를 거라는 기대라도 있었지만, 요새는 그 기대 심리마저 거의 사라졌다. 건물주라고 해서 놀면서 쉽게 돈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저 건물주가 가지고 있는 금융 자산에 대한 이자 정도만 받을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요샌 그마저도 쉽지 않다만.

건물주가 되면 불로소득이 생기니 즐거운 거 아니냐 하겠지만, 그 불로소득을 위해 얼마나 많은 자본이 들어갔는지 고려해야 한다. 건물 사서 월세 받는 건 생각보다 초과 수익률이 높지 않다. 차라리 그 돈을 금, 채권, 외화 등에 투자하는 게 더 현명할 수 있다. 이제 더는 부동산 임대가 자본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예전에 쓰던 사무실 월세가 165만 원이다. 부가세까지 하면 181만 5,000원인데 관리비 포함하면 대략 200~250만 원 정도 나갔다. 매달 월세를 낼 때면 건물주가 부럽기는 했지만, 건물주의 수익률을 계산해 보니 4%가 좀 넘는 수준이었다. 우리가 나간 후로 꽤 오랫동안 아무도 안 들어왔다고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해 계산해 보니 건물주가 얻은 이익이 은행 예금 금리만 못 했다. 실패한 투자다.

건물주라고 우리가 평소 생각하는 것처럼 공돈 벌고 있는 게 아니다. 앞으로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임대료로 재미 보는 경우는 지금보다 더 줄어들 것이다. 그래 봐야 부자 아니냐고 하겠지만, 이건 건물주 걱정해 주는 글이 아니다. 어떤 투자든 수익률 관점에서 바라보는 습관을 기르라는 얘기다.

질문 하나만 들어도 그 사람이 투자할 줄 아는 사람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다. 투자를 모르는 사람은 얼마를 벌었는지 물어보지만, 투자하는 사람은 수익률이 얼마였는지 물어본다. 대다수가 전자만 궁금해한다. 하지만 좋은 투자가가 되려면 늘 후자에 초점을 맞춰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 이 작은 습관 차이 하나가 수많은 경제관념을 바꾼다. 마땅히 경계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