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쉽게 빌려주는 사람은 채권 추심 경험이 대부분 없다. 소송부터 현물 추심까지 직접 해보면 돈 안 갚는 놈은 패고 합의금으로 대신하는 게 낫다고 믿게 될 거다. 돈 빌려줄 땐 그 돈이 더는 내 돈이 아니라고 여겨야 한다. 차용증 쓰고 어쩌고 해도 다 소용없다.

그러니 처음부터 빌려주지 말라고 그렇게 강조하고 또 반복하는데도 내 친구는 다를 거라 믿는 사람이 꼭 나온다. 빌려줘서 못 받으면 빌려준 사람 잘못으로 여길 정도로 돈 빌려주는 걸 말리는데 아무리 말해도 안 먹힌다. 은행 놔두고 왜 본인이 나서는지 알 수 없다.

사채업이 왜 고리를 취하겠나. 돈 빌려주고 그걸 받아내는 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은 멘탈 박살 나는 업무 중 하나다. 그래서 사채 시장 금리가 그렇게 높은 거다. 인간 말종을 매일 상대하는 일이니까. 더러운 꼴 보기 싫으면 돈은 빌려주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