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월세 보증금만 있어도 결혼이 괜찮은 이유
요즘 20대가 말하는 결혼에 필요한 예산을 들으면 그 기준이 좀 황당하다. 수십 년 모아도 못 모을 돈이 결혼에 필요하다는 게 말이 되나 싶다. 그런데 그 정도로 여유 있게 시작하는 게 아니라면 애초에 결혼은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은 공감한다. 결혼이 의무도 아니고 괴롭게 할 이유는 없다.
내가 생각하는 결혼 예산은 월세 보증금 정도다. 기왕이면 월세 1년 낼 정도 남아있으면 좋지만, 수입이 안정적이라면 그것조차 없어도 된다. 오히려 다소 부족하게 시작하는 결혼이 부모 도움으로 풍족하게 하는 것보다 낫다. 결혼하는 이유나 마음가짐 모두 서로 강한 사랑이 바탕이 되니까.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을 못 하는 건 직장이 없는 경우 한 가지뿐이다. 나머진 그냥 핑계다. 그런 식이면 비 오면 운동 못하고 흙수저로 태어나면 평생 가난하고 불행해야 한다. 여유롭게 살면서 이렇게 말하는 게 기만적일 수 있지만, 아무것도 없던 시절에도 똑같이 말했다. 마인드는 돈이 만드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