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통해서 소비의 자유를 얻었다. 투자 소득 때문에 돈을 마음껏 썼다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잠깐 사이에 수백만 원씩 사라지는 일이 비일비재 하니 억울해서 사고 싶은 건 웬만하면 그냥 사게 됐다. 어차피 손도 못 대고 없어질 돈 차라리 쓰기라도 해 보자는 심산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내 인생에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됐다.

소비는 경험이다. 다양한 소비 경험을 쌓는 건 단순히 돈을 쓴다는 의미를 넘어 자기계발에 더 가까운 영역이다. 어릴 때부터 명품 소비에 심취한 학생이 관련 분야로 직업을 찾아간 사례는 소비 경험과 적성 찾기의 밀접함을 보여준다. 소비 경험은 복리 효과도 있다. 큰 감흥을 느끼는 경험을 일찍 하면 사는 내내 좋은 영감을 받는다.

머니맨을 운영하면서 칼럼 자체를 지웠던 글이 딱 한 편 있는데 내 소비 경험과 깨달음에 관한 글이었다. 돈 쓴 얘기만 하면 뚜껑 열리는 사람들이 있어서 삭제했지만, 대중의 그런 반응이 좀 안타깝다. 자기 돈 안 쓰고 배울 기회를 왜 불편해하나. 물론 돈은 직접 쓰면서 느끼는 게 가장 좋다. 소비는 죄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