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그런 취향도 아닌데 대부분 마른 여성을 만났다. 다들 몸무게가 50kg이 안 됐던 것 같다. 진짜 맛집을 계속 다니는데도 신기하리만치 하나도 안 찌고 심지어 빠지기까지 해서 좀 어이가 없었다. 내가 10kg 넘게 찔 정도로 같이 맛집을 많이 다녔는데도 오히려 빠진 친구도 있었다.

체질도 체질이지만, 생활 자체가 여러 면에서 달랐다. 항상 물을 자주 마시고 음식을 그리 가리진 않지만, 배가 조금만 차도 그만 먹었다. 걷는 걸 좋아하는 건 사람마다 편차가 크지만, 요가나 필라테스 같은 운동 한둘은 다들 했다. 본인들은 의식하지 않지만, 살이 찌기 어려운 습관이었다.

학창 시절에 친구들이랑 같이 걸어 다닐 때도 책을 읽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많은 책을 읽은 사람이다. 독서 계획이나 의지 같은 게 따로 필요 없더라. 그 친구한테 독서는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이것이 자기계발의 궁극이 아닐까 싶다.

인간 활동의 대부분은 무의식에 의존한다고 한다. 습관대로 산다는 얘기다. 올바른 습관을 지닌 이는 나이 들어서 기초대사량이 떨어져도 뚱뚱해지지 않고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자기계발을 열심히 한다. 정말 숨 쉬듯 자연스럽게.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만큼 효율적인 자기계발 방법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