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비굴한 태도로 살지 마라
프리랜서 시절엔 항상 선금을 받고 일했다. 처음 몇 년은 업계 관행대로 했는데 그렇게 일하니까 돈 못 받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세금계산서 발행했는데 돈 안 주면 나는 돈 번 게 없는데 세금은 내야 하는 웃기는 일이 발생한다. 이 문제로 고생 안 해본 프리랜서가 없을 만큼 고질병이다.
돈 받아내는 업무 스트레스가 심해서 차라리 일을 그만두면 그만뒀지 이런 고생은 때려치워야겠다고 마음먹은 후 무조건 선금만 고수했다. 재밌는 건 이렇게 해도 어차피 돈 제대로 줄 클라이언트는 다 하고 안 줄 것 같은 업체만 트집을 잡더라. 내 원칙을 받아주는 곳이 생각보다 많았다.
치명적인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은 그거 자체를 그냥 제거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큰일 날 것 같아도 막상 시도해 보면 별일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러쿵저러쿵 투덜거리는 곳이 종종 있었지만, 100% 선금을 받은 이후엔 스트레스가 확 줄고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았다. 단점이 없다.
바꾸고 싶은 게 있다면 용기를 가지고 시도하면 된다. 이 경험이 인생의 전환점이 돼서 일하는 태도 자체를 바꿨다. 그 뒤에 정말 많은 걸 얻어서 그런지 나는 항상 비굴하게 살지 않는 걸 강조한다. 선금을 받고 맡을 수 없는 일은 앞으로도 안 할 거다. 그러면 적어도 미수금 문제는 영원히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