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리러 가는 건 자유를 팔러 가는 것이다.”
– 벤저민 프랭클린


인간관계가 금전 문제로 얽히면 망가지기 쉽다. 돈은 반드시 인맥이 아닌 금융 기관 통해 빌려야 한다는 것도 이런 의미다. 가족조차도 돈 문제가 생기면 불화로 번지는 게 자본주의다. 정이나 의리 운운하며 쉽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1. 시간 지나면 잊는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시간이 흐르면 지나간 일은 다 잊기 마련이다. 채권자는 기억력이 좋아도 채무자는 기억력이 나쁜 게 돈 문제다. 기억 안 나 깜빡했다는 말이 채무자 입에서 나왔다면 그다음 단계를 대비해라. 상대가 괜찮은 사람이라면 애초에 잊지도 않았겠지만, 잊었다 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어떻게 갚을지 바로 말했을 거다.

2. 공돈 나간다 생각한다
남한테 빌린 돈인데도 자기 돈이라 생각한다. 갚는 게 아니라 그냥 주는 것 같다. 이 돈을 내가 계속 가지고 있으면 쓸 일이 많은데 돈이 별로 필요 없는 상대방한테 괜히 돌려주는 느낌이다. 상대는 어차피 이 돈 없이도 지금까지 잘살고 있지 않나? 내 주머니에서 돈 나간다 생각하니 왠지 꿀꺽하고 싶다. 빚 갚는 게 아깝게 느껴진다.

3. 보채는 상대방이 싫어진다
돈 좀 빌렸다고 사채업자처럼 보채는 상대방이 밉다. 어차피 때 되면 갚을 건데 자꾸 달라고 하니 괜히 더 갚기 싫다. 심지어 돈 생겨도 상대가 싫어 자기 필요한 일에 먼저 쓰고 돈 갚는 건 나중으로 미룬다. 서로 관계가 이렇게 망가진 건 자기 때문이 아니라 상대방 때문인 것 같다. 이미 나쁜 놈 된 이상 차라리 골탕 먹이고 싶다.

4. 안 갚아도 별일 없을 것 같다
돈 안 갚고 몇 달 버티다 보면 상대가 말 안 하길 기대하게 된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흐지부지 넘어가고 싶다. 왠지 안 갚아도 괜찮을 것 같다. 상대방 소셜미디어 보니 여행도 다니고 쇼핑도 잘하고 사는 것 같다. ‘내가 안 갚아도 잘 살 것 같은데 남는 돈 서로 좀 나눠 쓸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심리가 본인도 모르게 솟아오른다.

5. 소송까지 갈 거라 생각 안 한다
소송 가면 채권자도 정말 괴롭기에 채무자는 상대가 소송까지 갈 거라 여기지 않는다. 채권자는 채무자를 경찰에 신고하고 소송도 할 수 있겠지만, 상대방이 안 갚을 각오를 했다면 법을 통해 받아내긴 정말 어렵다. 사채업자가 괜히 건달 끼고 일하는 게 아니다. 서류나 법은 최소한의 안전장치일 뿐이다. 법이 지켜주는 건 한계가 있다.

멀쩡한 인간관계도 망가뜨리는 게 돈거래다. 안 빌려줬다고 기분 나빠하는 지인이 있다면 바로 관계를 끊어라. 기본도 모르는 사람 계속 만나봐야 시간만 아깝다. 괜찮은 사람이라면 상대가 안 빌려줬다 하더라도 오히려 그런 말 꺼낸 자신을 부끄러워한다. 빌려줄 땐 서서 빌려줬어도 받을 땐 엎드려 받는 게 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