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연애를 잘하면 영업도 잘하는 이유
밀당이라는 건 서로 당이 있을 때나 가능한 거다. 그러니까 양쪽 모두 상대에게 충분한 관심이 있어야 밀당도 있는 건데 한쪽의 착각 때문에 흑역사가 탄생한다. 요샌 친구들이 자꾸 장가를 가서 연애 상담을 안 하지만 어릴 땐 친구들 연애 상담을 자주 해주곤 했다. 흔한 질문 중 하나가 이 여자가 본인한테 관심 있는지 판단해 달라는 것인데 사실 그런 의문이 드는 것 자체가 관심이 없을 확률이 높다.
특별히 둔한 게 아니라면 이성의 관심 정도는 누구나 눈치챌 수밖에 없는데 그런 낌새가 없으니 묻는 거 아니겠나. 여자가 바빠서 답장이 느리다고 믿거나 뭔가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약속이 안 잡힌다고 생각하는 건 괜한 미련이다. 요샌 다들 스마트폰 중독이라 병원 응급실을 가도 폰은 붙잡고 있다. 반응이 시원치 않다면 아닌 거다. 이건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으니 그냥 빨리 포기해야 한다.
이 깨달음이 중요한 건 이게 바로 영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살 사람은 안 팔려고 해도 사고 안 살 사람은 매달려도 안 산다. 이걸 구분하는 안목이 없던 시절엔 팔 수 없는 상대에게 내 시간과 에너지를 모두 써서 항상 바쁘게 일하고도 실적은 시원치 않았다. 버릴 건 과감히 버리고 집중해야 할 대상만 집요하게 공략하기 시작한 후론 영업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 세일즈를 처음 배울 때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