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이맘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형편없던 시기였다. 일하는 게 지쳐서 사업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매일 치솟았고 업무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던 때다. 만성피로에 시달려서 그렇게 좋아하던 운동도 끊고 전체적으로 생활 리듬이 엉망이었다. 지금보다 몸무게가 10kg 이상 더 나가서 외모 면에서도 비수기였다. 매너리즘이 심해서 다 때려치우고만 싶더라. 그러다 일본 출장을 하루 앞두고 오른발 뼈가 부러졌다.

뭔가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그냥 발을 접질린 것뿐인데도 뼈가 부러졌다. 그렇게 국내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몇 달 휴식을 취하니 다시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왔다. 사라졌던 의욕과 야망이 생기니 나다운 바이브가 나왔다. 지금의 나는 2년 전보다 더 늙었지만, 훨씬 괜찮은 사람이 됐다. 종종 생각해 본다. 도대체 무엇이 그 시절 내 삶을 그렇게 잠식했는지. 살이 찌면서부터 망가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좀 더 정확한 원인은 부족한 수면과 잘못된 생활 습관에 있었겠지만, 어쨌든 체중 관리에 실패하니까 모든 면에서 엉망이었다. 살이 쪘을 때 나는 컨디션이 괜찮은 날이 하루도 없었다. 평생 체중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기로 했다. 뚱뚱하다고 자기 관리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나는 살이 찌면 삶의 균형이 망가지더라.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거다. 최적 체중에 도달하니 하루하루가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