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와 친하길 바라는 사람은 누구와도 친해질 수 없다. 사람 성향과 취향이 다 다른데 어떻게 자신과 전혀 다른 사람까지 포용할 수 있겠나.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내 글을 자주 읽는 친구가 종종 하는 조언이 민감한 이슈에 대해 내 성향을 함부로 드러내지 말라는 거다. 좋은 충고다. 처세 면에선 정답과도 같은 언행이지만, 굳이 그러지 않는 이유가 있다.

온라인은 확증 편향이 극대화되는 공간이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모든 호감과 관심이 자기 취향인 대상에게 집중된다. 이런 공간에선 본인 스타일이 선명한 게 더 좋은 방향이다. 지상파 방송에 나올 것도 아닌데 호불호 없는 건 여기서 장점이 아니다. 소수만 좋아하더라도 좋고 싫음이 분명한 쪽이 더 낫다. 이도 저도 아닌 게 제일 별로다.

소신을 당당하게 밝히면 두 가지가 줄어든다. 표현의 자유가 없는 답답함과 나와 안 맞는 사람이 주위에 남을 확률이 줄어든다. 익명 계정을 만들어 본 적 없다. 여러 불이익을 감수하며 항상 실명으로 내 생각을 밝히며 살았다. 그렇게 살아서 진짜 손해 본 게 있을까? 나와 안 맞는 사람을 잃겠지만, 더 나와 잘 맞는 사람은 남을 거다. 소신대로 살면 잃는 것보다 얻는 게 훨씬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