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하려고 하면 핑곗거리는 많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고. 안 될 이유를 찾는 노력으로 공부했다면 다들 박사 학위 하나쯤은 있을 거다. 하고자 했다면 벌써 했을 일을 평생 미루고 사는 게 대부분이다. 이걸 좀 더 빨리 깨달았다면 인생을 몇 년은 앞당겨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어릴 때 썼던 버킷리스트에 적힌 모든 목표를 지우는 데 성공했다. 처음 쓰기 시작한 지 10년 넘은 것 같은데 대다수 항목을 올해 처리했다. 마음먹으면 바로 할 수 있는 게 대부분이었는데도 그동안 밑도 끝도 없이 미루기만 했다. 새 버킷리스트는 그전과 다르다. 이번엔 항목마다 데드라인이 있다.

기한 내에 못 하면 포기하거나 새 버킷리스트 작성까지 미룰 작정이다. 언제까지 해결할지 날짜가 정해져 있으니 시간 지나면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다. 목표에 마감을 설정하는 것만으로도 성취 가능성이 그전과 차원이 다르다. 이 좋은 걸 어릴 땐 왜 몰랐나 싶다. 데드라인이 없으면 그건 계획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