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소재가 뻔해서 생각이 다 읽히는군요. 더는 새로울 게 없네요.” 이런 댓글을 처음 받은 게 벌써 10년도 넘었다. 2007년부터 인터넷에 글쓰기 시작했으니 아마 내 글을 몇 년쯤 읽다가 처음 남긴 댓글이 저거였을 거다. 내 기억에 바로 아이피 차단했던 것 같다. 사실 딱히 악플은 아니다. 본인 생각이 그렇다는데 내가 뭘 어쩌랴. 다른 글 읽으라고 얼른 보내줬다.

내 글은 항상 똑같다. 초기 프로토타입은 이미 글쓰기 시작하고 3년 이내에 다 완성했다. 지금은 더는 새로울 게 없는 이 일을 매일 반복할 따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가치가 달라지진 않는다. 식사하고 운동하고 씻는 것도 매일 하지 않나. 이 중에 반복하는 게 지루해 안 해야 할 일은 단 한 개도 없다. 저 사람 관점대로면 내 삶에 새로운 게 과연 있기는 할까?

아니다. 난 하루하루가 새롭다. 오늘은 내 인생에서 처음 겪는 하루다. 글쓰기 자체는 끝없는 반복의 연속이지만, 내 관점과 생각은 같은 날이 없다. 난 항상 현재를 살고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다. 외부 자극에 흔들리지 않고 늘 같은 자리에서 내 소명을 다할 뿐이다. 덕분에 지금의 꾸준함이 가능했다. 내가 지겨우면 언제든 떠나도 된다. 하지만 나는 항상 같은 자리에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