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형님 한 분이 작년에 이런 조언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유튜브 같은 거 아예 시작 자체를 하지 말란다. 당시엔 머니맨도 플랫폼 확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시점이라 유튜브는 무조건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주위 조언을 듣고 신중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돌이켜 보니 정말 큰 도움이 된 충고였고 덕분에 나 자신을 제대로 돌아보게 됐다.

종종 강연하는데 몰입해서 말하고 나면 진이 좀 빠진다. 말을 많이 한 날은 글이 잘 안 써진다. 글에 쓸 에너지를 말하는데 다 써버리면 글 쓸 에너지가 없다. 만약 매일 영상을 찍는다면 글쓰기는 아마 거의 못 할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쓰기 위해서 사는 인간인데 글을 안 쓰면 내 존재 이유가 없다. 작가로 사는 게 내가 가장 원하는 내 정체성이다.

하루에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제한적이다. 체력이 정말 좋아도 온종일 크리에이티브한 에너지를 유지할 순 없다. 평생 몰입할 일을 딱 하나만 남겨야 한다면 내게 그건 글쓰기뿐이다. 만약 유튜브를 시작한다면 글쓰기에 매너리즘을 느껴 글쓰기를 쉬고 싶을 때뿐일 거다. 근데 그런 순간이 올까? 딱히 그래 본 적이 없어 상상이 안 된다.